[더 이코노미 = 박종성 기자] 메가 슬롯에너빌리티가 이사회 내 사외이사 비율을 법정 요건 이상으로 유지하고 있지만, 경영진에 대한 실질적 견제력 확보에는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형식적 독립성 강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구조적 취약점이 여전히 남아있어 지배구조 개선이 시급하다.
5일 <더 이코노미>는 두산에너빌리티가 제출한 2025년 슬롯 사이트보고서를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는 한국거래소 모범규준의 핵심지표 15개 중 8개만 준수해 준수율 53.3%에 그친 것으로 확인됐다. 미준수 지표 7개는 대부분 이사회의 실질적 견제력, 내부 감사기구 독립성, 주주 환원 정책 등 구조적 영역에 집중돼 있다.
사외이사 과반인데... 의장은 대표이사 겸임
메가 슬롯에너빌리티 이사회는 사내이사 3인, 사외이사 4인으로 구성돼 사외이사 비율이 57%에 달한다. 감사위원회, 내부거래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보상위원회 등 4개 이사회 산하 위원회도 모두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해 외형적으로는 독립성을 강화한 모습이다.
그러나 핵심적인 구조적 문제가 발견됐다. 현재 대표이사인 박지원 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임하고 있는 것이다. 이사회 의장은 회의 소집과 의제 선정 권한을 가지며 이사회 운영을 총괄한다.
대표이사가 의장을 겸임하는 구조는 이사회의 핵심 기능인 경영 감독보다 경영 효율성을 우선시하는 것으로 사외이사들의 견제 활동이 경영진 통제 아래 놓일 위험이 있다.
메가 슬롯에너빌리티 측은 "업무 집행의 효율성을 위해 의장 분리를 시행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는 사외이사 과반수 구성이라는 형식적 독립성 노력을 무력화하는 요소다.
소액주주 권리 보호 측면의 취약점도 드러났다. 메가 슬롯에너빌리티는 정관 제27조를 통해 집중투표제 적용을 배제하고 있다. 집중투표제는 소액주주가 의결권을 집중시켜 이사회에 참여하고 경영진을 견제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다.
회사의 지분 구조를 보면 최대주주 등 지분율이 30.67%인 반면 소액주주 지분율은 62.46%에 달한다. 소액주주 비중이 높은 상황에서 집중투표제를 정관으로 배제한 것은 대주주의 경영권 안정을 최우선에 두고 소액주주의 실질적인 이사회 참여 기회를 구조적으로 차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감사위 지원조직 인사권 없어 독립성 '구멍'
내부 감사 기능의 독립성 확보에도 중대한 허점이 발견됐다. 메가 슬롯에너빌리티는 감사위원회를 4인의 사외이사 전원으로 구성하고 회계·재무 전문가(이은항 사외이사)를 포함시켜 전문성을 갖췄다. 감사위원회는 분기별 1회 이상 경영진 없이 외부감사인과 회의를 개최하고, 경영 관련 중요정보 접근 절차도 규정에 명문화했다.
그러나 독립적인 메가 슬롯감사부서 설치 지표는 미준수 상태다. 회사는 IR팀과 Compliance팀을 지원 부서로 활용하고 있으나, 감사위원회 규정상 지원조직의 조직장 임명 권한만 있을 뿐 구성원(직원)에 대한 인사권은 없다.
이는 감사기구의 실질적 독립성을 무력화하는 가장 중대한 취약점이다. 지원 조직 인력이 경영진의 인사권 아래 놓인다면 독립적인 감사 및 조사 업무 수행에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현황
| 핵심지표 | 준수 여부 (O/X) |
| 1. 주주총회 4주 전에 소집공고 실시 | X |
| 2. 전자투표 실시 | O |
| 3. 주주총회의 집중일 이외 개최 | X |
| 4. 현금 배당관련 예측가능성 제공 | O |
| 5. 배당정책 및 배당실시 계획을 연 1회 이상 주주에게 통지 | X |
| 6. 최고경영자 승계정책 마련 및 운영 | X |
| 7. 위험관리 등 메가 슬롯통제정책 마련 및 운영 | O |
| 8.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인지 여부 | X |
| 9. 집중투표제 채택 | X |
| 10. 기업가치 훼손 또는 주주권익 침해에 책임이 있는 자의 임원 선임을 방지하기 위한 정책 수립 여부 | O |
| 11. 이사회 구성원 모두 단일성(性)이 아님 | O |
| 12. 독립적인 메가 슬롯감사부서(메가 슬롯감사업무 지원 조직)의 설치 | X |
| 13. 메가 슬롯감사기구에 회계 또는 재무 전문가 존재 여부 | O |
| 14. 메가 슬롯감사기구가 분기별 1회 이상 경영진 참석 없이 외부감사인과 회의 개최 | O |
| 15. 경영 관련 중요정보에 메가 슬롯감사기구가 접근할 수 있는 절차 마련 여부 | O |
CEO 승계정책 명문화 안 돼... 투명성 부족
최고경영자 승계정책 마련 지표도 미준수로 나타났다. 회사는 2004년부터 'People Session'이라는 메가 슬롯 프로세스를 통해 최고경영자 후보군을 선정하고 육성해왔지만, 이러한 승계 절차가 명문화된 규정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경영의 연속성과 안정성에 가장 중요한 최고경영자 승계 프로세스가 메가 슬롯 관행에만 의존하는 것은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을 크게 저해한다. 특히 외부 투자자나 소수주주 입장에서는 승계 과정의 객관적 통제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다.
회사는 향후 승계 프로세스의 규정화와 더불어 이사회 내 최고경영자 승계위원회 신설 등을 검토하여 운영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주 환원 측면에서도 구조적 한계가 드러났다. 메가 슬롯에너빌리티는 지난 3년간 누적된 결손금으로 상법상 배당가능이익이 없어 배당정책 및 배당실시 계획을 수립하거나 주주에게 통지하지 못했다.
다만 회사는 2023년 정기주주총회에서 배당 기준일을 이사회 결의로 정하고 이를 2주 전에 공고하도록 정관을 개정해 현금 배당 관련 예측 가능성 제공 지표는 준수했다.
회사는 원전, 가스터빈 등 주력사업의 실적 반영 시점부터 배당가능이익 발생을 예상하고 있으며, 향후 배당과 투자를 면밀히 검토하여 주주들과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메가 슬롯거래 통제는 강화... 전원 사외이사 위원회 운영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회사는 지배주주 및 경영진의 사적 이익을 목적으로 하는 부당한 메가 슬롯거래 방지를 위해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된 메가 슬롯거래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공정거래법상 대규모 메가 슬롯거래(100억 원 이상) 및 기타 메가 슬롯거래에 대해 사전 심의와 승인을 받도록 하고, 법정 공시 기한보다 강화된 이사회 결의 당일 공시를 이행 중이다.
또한 전사적 위험관리를 위해 '메가 슬롯 내부통제 시스템(DICAS)'을 운영하며 재무·영업·구매·생산 등 전 업무 부문의 위험 요소를 평가하고 있다. 기후변화, 안전보건, 준법, 윤리 등 비재무 리스크까지 관리 범위에 포함시켰다.
"구조적 개혁 없이는 실질적 견제 불가능"
메가 슬롯에너빌리티가 형식적 독립성을 실질적 견제 역량으로 전환하는 구조적 개혁이 필요하다.
우선 이사회 의장직을 대표이사로부터 분리해 사외이사에게 위임하고, 선임사외이사 제도 도입을 통해 사외이사 의견을 결집할 필요가 있다. 또한 감사위원회가 메가 슬롯감사 지원조직의 구성원 임명·해임·평가 권한을 확보하도록 규정을 개정해야 한다.
배당 불가 상태가 지속되는 만큼 중장기 기업가치 제고 계획(Value-up Plan)을 자율 공시하고, 구체적인 재무 목표와 배당 가능 시점의 목표 배당 성향을 명시해 주주 신뢰를 구축해야 한다.
메가 슬롯에너빌리티 관계자는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주주 권익 보호와 경영 투명성 제고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