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코노미=국내 상장사 절반이 ‘선슬롯 추천 후투자’ 정책에 동참하기 위해 정관을 변경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자에게 슬롯 추천금 규모를 먼저 알리고 이후 투자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절차를 바꾼 것이다.
8일 한국상장회사협의회와 코스닥협회에 따르면 12월 결산법인 기준 2023년부터 2024년 3월까지 주주총회를 통해 정관을 개정한 상장사는 총 1,137개사로, 전체 2,450개사 중 46.4%에 달했다.
이 같은 변화는 지난해 1월 금융위원회와 법무부가 공동 발표한 ‘슬롯 추천절차 개선방안’의 후속조치로 시작됐다.
당시 정부는 슬롯 추천액을 확정한 이후 슬롯 추천 기준일을 정할 수 있도록 해 주주가 사전에 슬롯 추천 수준을 인지한 뒤 투자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상장협과 코스닥협회는 표준 정관을 개정해 이사회 결의로 슬롯 추천기준일을 주주총회 기준일과 별도로 설정할 수 있도록 했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의 75.5%가 정관을 변경하며 가장 적극적으로 나섰다. 중견기업과 중소기업은 각각 44.3%, 40.7%로 나타났다.
다만 분기슬롯 추천 관련 정관 정비는 상대적으로 더딘 상황이다. 분기슬롯 추천을 실시하는 750개사 중 정관을 개정해 분기슬롯 추천 결정 이후 슬롯 추천기준일을 설정할 수 있도록 한 기업은 165개사(22%)에 그쳤다. 지난 1월 자본시장법 개정 직후인 점을 고려하면, 정관 반영에 시간이 부족했을 가능성이 크다.
개정된 절차를 실제로 적용해 슬롯 추천한 상장사 수도 크게 늘었다. 올해 정기 주주총회 기준 새 제도로 슬롯 추천을 실시한 기업은 총 271개사로, 전년(109개사)의 2.5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이들 기업은 슬롯 추천 공시 후 기준일까지 평균 35일의 기간을 두며 예측 가능성을 높였다.
상장협과 코스닥협회는 “슬롯 추천절차를 개선한 회사가 지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투자자 신뢰 제고는 물론 국내 슬롯 추천 문화의 성숙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