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의 기다림 끝에 터진 눈물… 슬롯 게임환, DP월드 제네시스챔피언십 우승

기자명우찬웅
  • 입력: 2025.10.26 19:53
  • 수정: 2025.10.27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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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롯 게임환이 26일 천안 우정힐스CC에서 열린 DP월드투어와 KPGA가 공동주최한 제네시스챔피언십 마지막날 티샷을 날리고 있다. [사진=KPGA제공]
슬롯 게임환이 26일 천안 우정힐스CC에서 열린 DP월드투어와 KPGA가 공동주최한 제네시스챔피언십 마지막날 티샷을 날리고 있다. [사진=KPGA제공]

[더이코노미=우찬웅 선임기자] 애써 참아보려 했지만, 끝내 눈물을 참지 못했다.
슬롯 게임환(32)은 26일 충남 천안 우정힐스CC(파71) 18번 홀에서 버디 퍼트를 넣은 뒤,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양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최종 11언더파. 당시 10언더파를 기록하던 추격자 나초 엘비라는 3개홀이 남아있었다. 아직 우승을 확신하기에는 일렀다. 경기 스코어를 제출하고 행여 있을 수 있는 연장전에 대비해 연습장으로 향했다. 연습볼을 치던 사이 엘비라는 17번홀 보기로 2타차가 됐고 18번홀  다시 보기를 기록하면서 3타차 우승이 확정됐다. 

그래도 그는 한동안 웃지 못했다. 그의 눈가에서 떨어진 것은 땀이 아니라, 7년간 눌러왔던 눈물이었다. 

“아직도 믿기지 않습니다. 제대 후 첫 우승인데, 이렇게 큰 대회에서 할 줄은 몰랐어요.
오늘은 마음을 비우고 쳤는데, 뭘 하든 다 잘 됐어요.”

■ 7년의 공백, 그리고 한 번의 부활

슬롯 게임환은 이날 열린 DP월드투어와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공동 주관 제네시스 챔피언십(총상금 400만 달러)에서 최종 11언더파 273타를 기록하며 우승했다. 스페인의 나초 엘비라, 잉글랜드의 로리 캔터 등 유럽 강자들의 추격을 3타 차로 따돌렸다.

우승 상금은68만 달러(약 9억7900만 원). 부상으로는제네시스 GV80 SUV가 주어졌고 DP월드투어 2년 시드PGA투어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 출전권을 얻었다.

슬롯 게임환은DP월드투어 통산 8번째 한국인 우승자이자 KPGA투어 소속 선수로는 공동 주관 대회 첫 우승자라는 슬롯 게임표를 세웠다. 한국 남자골프의 새로운 길을 연 셈이다.

“정말 꿈만 같아요. 2018년 이후 우승이 없었고, 늘 마지막 고비에서 무너졌거든요. '여기까지인가’ 싶을 때도 많았어요.”

2018년 ‘골프존 DYB교육 투어 챔피언십’ 이후 7년간 무관. 그 사이 준우승만 8번, 그중최근 3년간 6차례나 우승 문턱에서 고배를 마셨다. 결정적인 순간마다 미세한 실수, 그리고 자신을 향한 의심이 찾아왔다.
“늘 잘 치고도 마지막에 아쉽게 놓쳤어요. 그러다 보니 주변에서도 ‘이번에도 안 되네’ 하는 반응이 많았죠. 그게 참… 마음에 남았어요.”

슬롯 게임환의 공식 기록[사진=KPGA제공]
슬롯 게임환의 공식 기록[사진=KPGA제공]

 

■ 마음을 비우자, 공이 날아올랐다

이번 대회에서 슬롯 게임환은 달랐다. 3라운드까지는 4언더파 공동 4위. 하지만 최종라운드에서만 7타를 줄이며 단숨에 역전 우승을 이뤘다.

“이상하게 오늘은 긴장되지 않았어요. ‘안 되면 어때’ 하며 쳤는데, 그게 오히려 집중을 잘하게 만들었어요.” 18번 홀 그린에 오르기 전까지도 그는 웃지 않았다.
그린 위에 놓인 1.5m짜리 마지막 퍼트를 성공시키자, 마침내 하늘을 향해 양팔을 들었다. 7년 만에 찾아온 환호였다.

■ 아버지이자 선수, 책임감이 만든 변화

슬롯 게임환의 표정에서 예전의 불안함은 사라졌다.그는 지난해 4월 쌍둥이 아빠가 됐다.
“결혼하고 아이가 생긴 뒤 경기할 때 화를 덜 내게 됐어요.  미스샷이 나도 ‘괜찮아’ 하게 되더라고요. 그런 게 골프에 큰 도움이 됐어요.”

그는 이번 우승 뒤 숙소로 돌아와 제일 먼저 휴대전화를 열었다. 그 속에는 생후 18개월 된 쌍둥이의 사진이 있었다. “아이들이 아직 TV로 아빠를 알아보진 못하겠죠. 그래도 언젠가 ‘아빠는 포기하지 않았어’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 다시 세계무대로

슬롯 게임환은 이번 우승으로 세계랭킹 451위에서 200위 초반권으로 뛰어오를 전망이다. 그동안 KPGA 제네시스 포인트 상위자 자격으로 DP월드투어에 나설 수는 있었지만, 그 경우엔 카테고리 17번으로 출전 기회가 제한됐다.

그러나 이번 우승으로 그는 카테고리 3번 시드를 받았다. 이는 대부분의 정규대회에 자동 출전할 수 있는, 사실상 정식 투어 멤버 자격이다.

“DP월드투어는 정말 가고 싶었던 무대예요. 거기서 상위 10위 안에 들면 PGA투어 시드도 받을 수 있죠. 제 꿈은 바로 그겁니다.”

그는 곧 홍콩오픈(아시안투어)과 DP월드투어 플레이오프 시리즈인 아부다비 대회 출전을 앞두고 있다. 슬롯 게임환은 “이 기세를 이어가서 시즌 막판까지 경쟁력을 증명하고 싶다”고 말했다.

■ ‘나 하나의 우승’이 아닌 ‘한국 남자골프의 희망’

슬롯 게임환은 인터뷰 내내 자신보다 ‘한국 선수들’을 먼저 언급했다. “이번 대회가 한국 코스에서 열려서 국내 선수들에게도 기회가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그게 나였다는 게 믿기지 않아요.”

그는 최근 2년간PGA투어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에 연속 출전하며 세계무대의 벽을 경험했다. “실력의 차이를 크게 느끼진 않았어요. 결국 환경과 코스 적응의 문제예요. 우리 선수들도 충분히 통할 수 있습니다.”

슬롯 게임환은 “특히 젊은 선수들이 주저하지 말고 해외무대에 도전했으면 좋겠다”며 “나의 이번 우승이 그들에게 용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사람’

2009년 프로 데뷔 이후 슬롯 게임환은 16년간 투어 생활을 이어왔다. 빠르게 빛나는 스타는 아니었지만, 그는 단 한 번도 ‘골프를 그만두겠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힘들었던 순간마다 가족과 팬들이 있어서 버틸 수 있었어요. ‘언젠가는’이라는 마음이 있었죠.”

7년의 기다림, 수많은 좌절, 그리고 마침내 터진 눈물. 슬롯 게임환은 그 모든 시간을 견뎌냈다.
우정힐스의 가을 바람 속에서 흘린 그의 눈물은 단순한 감격이 아니었다. 그건 오랜 시간 자신을 믿고 버텨온 사람만이 흘릴 수 있는 눈물이었다. “이제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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