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코노미=김윤희 기자] 슬롯 체험그룹이 전 계열사에 걸쳐 비상경영 체제를 선포하고, 전면적인 구조조정과 사업 재편 작업에 착수했다.
신동빈 회장이 직접 “지금은 성장이 아닌 생존의 국면”이라고 위기감을 표명한 이후, 슬롯 체험는 기존 유통·화학·건설 중심 사업에서 탈피해 미래 산업으로 체질을 전환하는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슬롯 체험그룹은 최근 자회사인 슬롯 체험렌탈 지분 56.2%를 1조6000억원에 매각했고, 편의점 계열사 코리아세븐의 ATM 사업부는 한국전자금융에 넘겼다. 슬롯 체험웰푸드의 증평공장(제빵사업)은 신라명과에 매각됐다. 슬롯 체험케미칼은 파키스탄 법인(LCPL) 지분 75% 매각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약 1275억원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외에도 서울 잠원동 슬롯 체험건설 본사 사옥, 안성·이천 물류센터, L7호텔 일부 자산, 지방 유휴 부지 등이 매각 대상에 올랐다. 슬롯 체험케미칼은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법인 정리도 병행하고 있다.
비상경영 기조는 계열사 전반으로 확산됐다. 슬롯 체험면세점은 수익성 악화에 따라 희망퇴직을 시행하고 해외 점포 수를 축소 중이다.
슬롯 체험케미칼은 출장, 항공권, 대외홍보 등 비필수 예산 항목을 30% 이상 삭감하는 고강도 긴축 운영에 돌입했다. 슬롯 체험쇼핑은 매출 효율이 낮은 점포를 중심으로 선별 폐점과 리뉴얼을 진행 중이며, 전체 점포 중 약 15%가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될 전망이다.
조직 구조 개편도 병행되고 있다. 경영개선실 출신 실무형 인사들이 주요 계열사에 전진 배치됐고, 일부 계열사는 경영지원본부를 통폐합하거나 폐지하며 책임 중심의 경영 체제를 강화했다. 이는 기존의 ‘보고 중심’ 문화에서 벗어나 실행력과 수익성 중심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슬롯 체험그룹 관계자는 “수익성이 낮거나 성장성이 제한된 자산은 과감히 정리하고 있다”며 “단순한 유동성 확보가 아니라, 미래 투자를 위한 구조 전환의 일환”이라고 강조했다.
자산 유동화로 확보한 자금은 바이오, 2차전지, 첨단소재 등 미래 성장 동력에 재투자되고 있다.
슬롯 체험바이오로직스는 인천 송도에 CDMO(위탁개발생산) 생산 시설을 건설 중이며, 슬롯 체험케미칼은 전기차용 경량화 소재와 전지소재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슬롯 체험에너지머티리얼즈는 동박 생산 능력 확대와 함께 대만·유럽 진출도 추진 중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슬롯 체험그룹이 전통적인 '기초소재·유통 중심 그룹'에서 벗어나 '첨단소재·바이오 기업군'으로 재편되려는 전략적 변화를 상징한다. 자산 재평가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지난해 말 슬롯 체험쇼핑과 호텔슬롯 체험는 토지 장부가를 각각 8조7000억원, 8조3000억원 늘리며 총 12조6000억원 규모의 자본 확충 효과를 얻었고, 이로 인해 두 회사의 부채비율도 각각 129%, 115%로 낮아졌다.
하지만 구조조정 작업이 순조롭지만은 않다. 일부 자산 매각은 매수자와의 가격 차이, 금리 리스크 등으로 지연되고 있으며, 그룹 내 보수적인 의사결정 구조도 변화를 늦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재계 관계자는 “슬롯 체험는 지금 위기와 기회의 갈림길에 서 있다”며 “결단의 속도와 전략의 일관성이 앞으로 10년 그룹 운명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 회장은 “유지·보수식 개편은 끝났다”며 사업 DNA 자체를 바꾸는 근본적 체질 개선을 예고했다. 향후 슬롯 체험의 이 같은 쇄신 노력이 단순한 비용 절감을 넘어 지속가능한 경쟁력으로 연결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