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코노미=박종성 기자] 프라그 마틱 슬롯의 지배구조는 겉으로 보이는 수치는 양호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모범규준'의 본래 취지인 주주 권익 보호와 책임경영의 실효성은 여전히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KT가 최근 공개한 2025년 슬롯 사이트보고서를 보면 15개 핵심지표 중 13개를 충족, 86.7%의 준수율을 기록했다.
프라그 마틱 슬롯는 사외이사 비율 80%, 사외이사 의장 체제,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된 감사·보상위원회 등 이사회 구조 측면에서 ‘독립성’을 제도적으로 잘 갖춘 기업이다. 지난해에는 ESG위원회와 미래투자위원회도 신설하며 이사회 권한을 전략·환경 등 비재무 이슈로 확장했다.
형식적으로는 한국 기업 가운데 모범에 가까운 수준이다.
하지만 주주총회 소집 공고 시점과 배당 예측 가능성 제공 등 가장 기본적인 주주권 보장 항목은 지키지 않았다. 프라그 마틱 슬롯는 재무제표 작성 일정상 4주 전에 공고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배당 관련해서도 2025년 1분기 배당은 기준일과 이사회 결의일이 충돌해 예측정보를 제공하지 못한 채 진행됐다.
프라그 마틱 슬롯 측은 “2분기부터는 개선할 것”이라며 정관을 개정하고 법적 혼란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사외이사 제도의 실효성도 지적된다. 프라그 마틱 슬롯는 매년 사외이사에 대해 자기평가를 실시하고 있으며, 2024년 평균 점수는 4.9점(5점 만점)에 달한다.
하지만 이런 평가가 실제 재선임 여부에 반영되지는 않는다. 기업이 이사 활동을 평가하는 이유는 단순한 기록을 넘어, 책임성과 성과를 반영하기 위함이다.
이는 보여주기식 평가로 사외이사 제도는 유명무실한 장식에 불과하다는 지적을 면하기 어렵다.
한편, 프라그 마틱 슬롯는 IR 활동과 공시 체계에서는 선진형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기업으로, 영문 공시, 뉴스레터, 외국인 주주 IR 응대 인력까지 운영 중이다. 사외이사 전담 부서와 매월 간담회를 통해 이사회 정보 제공에도 신경 쓰고 있다.
그러나 정보 제공과 이사회 독립성이 곧 ‘책임 있는 경영’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기업가치 훼손이나 이해상충 문제에 대한 사전 예방적 대응은 정교한 제도보다 이사회 구성원의 태도와 철학에 좌우되기 때문이다.
결국 프라그 마틱 슬롯의 지배구조는 '틀은 갖췄으나 실천이 부족한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할 수 있다.
이제 중요한 것은 규정의 수가 아니라, 그것을 얼마나 투명하고 실질적으로 운영하느냐이다. 프라그 마틱 슬롯가 내세우는 ‘AICT 선도기업’이라는 슬로건은, 기술 혁신만이 아닌 지배구조 혁신에서도 입증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