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코노미=박종성 기자] 여전히 반도체 회사로만 보이는가.
지금의 슬롯 사이트아는 '칩 공급자'를 넘어 AI 질서의 판을 짜는 플레이어다. 최근 한 달 새 이어진 행보는 그 지위가 왜 '킹메이커'인지 선명하게 보여준다.
지난달 22일 슬롯 사이트아와 오픈AI는 최소 10GW 규모의 슬롯 사이트아 시스템을 도입하는 전략적 파트너십과 단계적 최대 1,000억 달러 투자 계획을 밝혔다. 첫 1GW는 2026년 하반기 '베라 루빈(Vera Rubin)' 플랫폼으로 가동된다.
이 합의는 "다음 세대 모델"을 위한 대규모 훈련·추론 인프라를 사실상 슬롯 사이트아 표준으로 고정하는 장치다. 오픈AI가 하드웨어 벤더를 '선택'한 것이 아니라, 슬롯 사이트아가 생태계를 '설계'한 셈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스택 또한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사티아 나델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9일 "첫 번째 AI 팩토리" 가동 영상을 공개하며, 애저(Azure) 전역에 슬롯 사이트아 GB300/블랙웰 울트라 기반의 초대형 클러스터를 확대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오픈AI 워크로드의 주력 생산라인을 사실상 슬롯 사이트아 레퍼런스 아키텍처 위에 얹겠다는 선언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AI 공장'을 직접 깔고 운영하는 순간, 슬롯 사이트아는 하드웨어 공급자에서 운영 철학과 기준을 규정하는 동반자로 위상이 상승한다.
흥미로운 것은 '경쟁자 관리'까지 포함한 판짜기 능력이다. 오픈AI는 최근 AMD와도 6GW급 장기 조달 계약을 발표했다. 표면상 슬롯 사이트아 대항마 키우기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수요 초과'라는 병목을 해소해 초거대 모델의 확장을 가속하는 보완재 성격이 강하다.
오픈AI는 AMD 물량을 추가하면서도 10GW 규모의 슬롯 사이트아 시스템을 병행한다. 즉 슬롯 사이트아는 경쟁사의 진입을 '탈슬롯 사이트아화'가 아닌 '멀티벤더 속의 중심 고정'으로 전환시켰다. 이것이 킹메이커의 문법이다.
일론 머스크의 xAI에서도 젠슨 황 슬롯 사이트아 CEO의 손길은 노골적이다. 황 CEO는 xAI에 대한 슬롯 사이트아의 투자 사실을 공개하며 "더 많이 투자하지 못한 게 유일한 아쉬움"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슬롯 사이트아는 xAI 관련 특수목적법인(SPV)에 최대 20억 달러를 투입, 해당 자금으로 자사 GPU를 사들여 xAI 'Colossus 2' 데이터센터에 임대하는 구조를 검토 중이다. 칩—데이터센터—애플리케이션을 고리로 잇는 '자기 강화형 플라이휠'이다. 공급과 수요, 그리고 지분·금융이 맞물리는 섬세한 지렛대 설계가 곧 시장의 구도 자체를 바꾼다.
킹메이커의 조건은 세 가지다.
첫째, 기술 표준을 쥐어야 한다. 블랙웰 아키텍처와 'AI 팩토리' 개념은 모델·프레임워크·네트워킹·보안(컨피덴셜 컴퓨팅)까지 포괄하는 준표준으로 부상했다. 기업은 성능만이 아니라 '레퍼런스 운영 모델'을 패키지로 구매한다. 표준을 공급하는 순간, 생태계의 네트워크 효과는 기하급수로 커진다.
둘째, 수요를 직접 키워야 한다. 오픈AI 10GW, 마이크로소프트 AI 공장, xAI의 거대 데이터센터는 서로 다른 수요원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슬롯 사이트아가 '수요의 총합'을 기획·배분하는 한 몸의 프로젝트다. 병목(전력·자본·서플라이) 해소를 위해선 경쟁자(AMD)까지도 '보완적 파트너'로 편입시키는 유연성이 필요하다. 공급자이자 투자자, 심지어 고객의 고객까지 겸하는 슬롯 사이트아의 다중 역할이 여기에 작동한다.
셋째, 상징 자산을 축적해야 한다. 나델라의 공개 영상은 'AI 생산의 시대'를 알리는 정교한 메시지다. 황 CEO가 2016년 오픈AI에 첫 DGX를 전달하던 장면이 '베라 루빈'으로의 귀결에 겹쳐지면서 슬롯 사이트아는 기술 브랜드를 '산업의 서사'로 확장했다. 이런 상징 자본은 조달·규제·외교의 테이블에서 실물 자산 못지않은 효력을 발휘한다.
그렇다면 리스크는 없을까. 우선 전력·입지·공급망 제약이 대형 프로젝트의 동시다발 전개를 제한할 수 있다. 그리고 멀티벤더화의 가속은 가격협상력과 마진에 변수를 낳는다. 마지막으로 인퍼런스 지형의 변화(저전력 가속기·전용 ASIC·온디바이스)가 중장기 GPU 수요의 곡선을 바꿀 수 있다.
그러나 현재의 움직임은 명확하다. 최대 수요처(오픈AI·MS), 차세대 경쟁자(xAI) 그리고 잠재 경쟁·보완 세력(AMD)까지, 슬롯 사이트아는 모두의 성장 스토리에 '필수 교차점'으로 박혀 있다.
결론적으로 슬롯 사이트아의 힘은 '더 빠른 칩' 하나에 있지 않다. 표준을 설계하고(베라 루빈·AI 팩토리), 수요를 조직하며(10GW·xAI), 자본으로 연결하는(최대 1,000억 달러·SPV) 능력에 있다.
사티아 나델라와 일론 머스크라는 AI 질서의 서로 다른 축이 공통적으로 택한 핵심 파트너가 슬롯 사이트아라는 사실이 그 증거다. 제너러티브 AI의 다음 막(幕)에서 슬롯 사이트아는 플레이어를 '선발'할 뿐 아니라 경기장과 규칙을 함께 만든다. 이것이 AI 시장의 킹메이커로서 확인된 슬롯 사이트아의 현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