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석 온라인 슬롯 사이트Inc 의장이 국회 국정감사에 두 차례 연속 출석을 거부하면서 정치권과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책임 회피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김 의장은 지난 10월 열린 정무위원회와 환경노동위원회 국감에 잇따라 불출석했으며, ‘해외 체류’를 사유로 사전 통보했지만 여야 의원들은 “국회 무시”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국회 정무위는 지난 10월 김범석 의장을 종합감사 증인으로 재차 채택했으나 김 의장은 또다시 출석을 거부했다. 국민의힘 이헌승 의원은 “국민을 무시하고 국회를 기만한 처사”라고 비판했으며 더불어민주당 윤관석 의원도 “글로벌 기업 경영자라는 지위를 방패로 국정 책임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라고 지적했다.
문제는 김범석 의장이 미국 국적을 가진 외국인이자 한국이 아닌 미국 델라웨어주에 등록된 온라인 슬롯 사이트Inc의 대표라는 점이다. 온라인 슬롯 사이트Inc는 한국에서 활동하는 온라인 슬롯 사이트(온라인 슬롯 사이트LLC)의 지배회사지만 법적으로는 외국법인이다. 이에 따라 국내법상 국회 증인 출석 의무를 강제하기 어렵고, 불출석에 따른 처벌도 사실상 ‘형식적’ 수준에 머물고 있다.
현행 국회증언감정법 제12조에 따르면 국회 증인 출석 요구를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하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그러나 실무적으로는 불출석한 외국인 기업인에게 소환장 전달부터 쉽지 않고, 사법 공조도 사실상 이뤄지지 않아 법 집행이 거의 불가능하다.
게다가 기업 경영 책임자인 김 의장이 국내에 자산이나 신체를 상시 두고 있지 않아 형사처벌이나 실질적 제재 수단이 없는 점도 문제다. 과거 사례를 보면 외국계 기업 총수가 국회나 정부의 요청을 무시해도 실질적 불이익을 받은 사례는 거의 없었다.
법조계에서는 제도적 허점을 지적한다. 한 국회 입법조사관은 “현행법상 외국인 CEO에게 국회 출석을 강제할 실질적 수단은 없다”며 “국회 감시 기능이 실효성을 갖기 위해서는 국적 불문 실질적 지배자에 대한 책임 규정이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시민단체들도 반발하고 있다. 참여연대는 최근 성명을 내고 “온라인 슬롯 사이트의 노동문제나 시장 지배력 문제에 대해 국회가 질의하려 해도 김범석 의장이 아예 출석하지 않으면서 사실상 책임 공백이 발생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한국에서 이익을 얻는 기업이라면, 그 책임자도 한국의 법과 제도에 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온라인 슬롯 사이트은 이에 대해 “김범석 의장은 미국 국적의 해외법인 대표로 국내법상 출석 의무가 없다”며 “국감 관련 대응은 한국 온라인 슬롯 사이트의 대표가 맡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제 국감 현장에서는 온라인 슬롯 사이트 측 실무진이나 국내 법인이 정책 결정 과정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불출석 논란을 넘어 글로벌 기업의 국내 책임성 확보라는 구조적 과제를 드러낸 사례로 평가된다. 특히 국내 소비자와 노동자를 상대로 막대한 수익을 올리는 다국적 기업이 경영 책임에서는 빠져나가는 ‘쏠림 구조’가 제도적으로 방치되고 있다는 비판도 뒤따른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외국계 대기업 CEO 또는 실질적 지배자에 대해 ▲ 국회 출석 의무의 실효성 확보 ▲ 사법권 회피에 대한 제재 강화 ▲ 국내 활동에 비례한 규제 적용 등의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정치권에서도 관련 법 개정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국회 정무위와 환노위는 내년 정기국회를 목표로 국회 출석 의무 위반에 대한 실질적 제재 수단을 담은 개정안을 마련 중이다.
온라인 슬롯 사이트은 빠르게 확장되는 플랫폼 경제의 선두주자다. 하지만 이익과 권한은 국내에서 누리면서 국회나 정책 책임에선 회피하는 방식이 반복될 경우 기업의 신뢰와 사회적 수용성은 중장기적으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김범석 의장의 ‘국감 불출석’은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라 글로벌 기업 지배구조의 허점을 드러낸 시험대가 되고 있다.